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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아닌 곳/기타 2015. 6. 17. 21:40

샹하이, 지아와 함께

지금, 내 벗들은 다 내게서 멀리 있다 (나의 '산타할아버지, 산신령님, 친구 하나만 점지해 주세요' 프로젝트 분투기는 더 데이터가 모인 후 적기로 함).

멀리 있으니 서로가 더욱 귀하다.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잡아서 달력에 표시해놓고 통화나 채팅을 하고, 일년 중 하루라도 같은 장소에 있기 위해 노력하고, 그렇게 나지면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


자초지종은 잘 모르지만 언니가 그저께 걸려온 전화를 받았더니, 6년 전 스테판과 함께 여행했던 스페인 친구가 '나 지금 광주역이야.'라고 하더란다. 참 먼 걸음을 한 우정이다. 
나도 작년에, 뉴욕에 사는 지아가 아시아를 방문한 기회에 얼굴을 보기 위해 상하이에 갔었다. 한창 논문 마무리가 꼬이던 시점이라, 우선 일정 첫날에 떡하니 디펜스가 잡히는 바람에 닷새 일정이 사흘로 축소됐고, 그나마도 이토상한테 제정신이냐는 눈총을 받으며, 무거운 마음으로 갔더랬다.ㅎㅎ 그 사흘간의 사진 몇 장. 사실 며칠 후에 이탈리아로 출발하는데 지아와 로마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해서, 그 전에 정리하려고 후딱 올려본다.


지아가 데리고 간 레스토랑. 3층으로 되어 있고 정원도 있고 무척 넓은데, 들어가는 방법을 찾으려면 좀 곤혹을 겪는다. 요즘 이런 숨겨놓는 스타일 중국에서 유행인가보다.


얘도 나처럼 코풀기 대장


나는 아까 다 풀었지.


내가 먹고 싶다고 해서 바오쯔를 사는 지아.





지아 친구들이랑 밥을 먹고, 사진작가 친구네 집들이에 쫓아 왔다.

이 중국 아이들은 전부 미국 아니면 일본에서 유학했고, 일본에서 유학한 아이들도 영어가 유창했다. 홍콩의 시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한 아이는 내 돈이 지금 홍콩에 있는데 그 놈들 때문에 인출하질 못한다며 화를 냈다. 나머지 아이들도, 막연히 시위를 지지하는 지아를 '넌 뭘 몰라서 그런다'고 일축했다.





그렇게 풍족한 신혼부부의 아파트였는데, 경비실 풍경은 이러했다. 이런 풍경의 대비를, 지금 중국인들은 세계의 누구보다도 잘 받아들이고 있다.


술을 홀짝홀짝 계속 먹고 기분 좋은 지아.



공항가기 전, 건축가 친구 둘을 만났다. 나만큼 오랜만에 지아를 만나는 그녀들이 국수를 사줬다. 좋아하는 홍샤오뉴로우미엔을 후루룩 먹으면서 시작한 대화를 마무리도 못하고 급하게 공항으로 갔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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